최훈 작가님의 웹툰 전투삼국지를 보면 유비를 참 매력있게 잘 표현했다 싶은게...
보통 연의를 베이스로 한 작품에서 유비는 가난한 황족으로 태어나 오로지 백성들의 평안만을 생각하는, 악랄한 역적 조조를 응징하는 선함의 상징으로 나옵니다.
그런 1차원적인 인물로 표현되기엔 너무 아까워요. (유비만 그렇게 나온 건 아니지만...)
조조, 여포, 원소, 유표에게 의탁했다가 그들을 배신(?)하기도 하고, 그를 아껴주던 여포를 죽이자고 진언하기도 하고, 유장의 뒤통수를 쳐 촉나라를 차지하기도 했죠.
그 시대에 필요한 일이었겠지만 마냥 선한 인물로만 보긴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자신에게 몸을 의탁하러 온 이들의 목을 시원하게 날려 버리기도 하고, 중산정왕의 후예를 자처하며 이를 그때그때 이용하는 능력을 보이기도 했죠.
사실 서열로 치면 발석거를 발명한 조조 휘하 책사 유엽이 유비보다 황족에 훨씬 가깝다고 해요.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지만, 의형제인 관우와 장비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동생들의 복수를 위해 시원하게 말년을 말아먹은 그의 모습과, 죽을 때 까지 그를 따르던 동생들의 모습을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런 사람들이 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관우, 장비를 잃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유비. 그렇게 아끼던 조운, 제갈량의 직언도 듣지 않고, 명분도 시기도 맞지 않는 전쟁을 일으켜 오나라로 쳐들어가...육손의 계략에 말려 전 군을 잃고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고 말죠.

많은 삼국지 작품들 중에 아주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시선으로 유비를 표현한 작품. 나중에 아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삼국지 작품입니다.
삼국지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은 아무리 못나도(하후무, 엄백호 등..) 그 당시 몇천, 몇만명을 거느리던 높은 사람들이었을 거고, 대다수에 속하는 이름 없는 저 같은 백성들은 그저 숱하게 죽어 나갔을 겁니다.
그렇게 천하통일과 평치를 꿈꾸며 싸우던 삼국지 영웅들의 시대가 끝나자 마자, 중국 역사상 최악의 시대로 꼽히는 5호 16국이 시작되어 백성들의 삶은 끝을 모르는 나락에 빠져 버렸다는 것...
삼국지는 결말이 참 우울한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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